일본 여행/홋카이도

【홋카이도 여행/하코다테】2019.12.28 ~ 2019.12.31 홋카이도 여행 후기 #01 하코다테야마 로프웨이

고독한 쵸이 2022. 9. 14. 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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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취업비자로 와서 처음 맞는 연말연시.

일본 연말연시는 연차까지 쓰면 거의 9~10일 정도 쉴 수 있는데, 당시에 가보고 싶었던 곳이 많던 의욕 넘치는 나는 절반을 홋카이도, 나머지 절반을 히로시마를 가기로 결정했다. 

 

사수한테 이 얘기를 하니, 「끝에서 끝으로 가네- 안 피곤할까?」라고.

사실 위치는 모른 채, 하코다테는 러브라이브 선샤인! 성지순례로, 히로시마는 그나마 비행기 값이 싸서(그마저도 비쌌다.)고른 건데, 나중에 보니 진짜 끝과 끝이었다.

밑의 지도에서 빨간 동그라미가 홋카이도의 하코다테와 히로시마다.

(그래도 홋카이도/오키나와나 홋카이도/후쿠오카 조합보다는 그나마 가까운 편이다.)

일본 지도
출처: https://frame-illust.com/

28일 공항에 조금 일찍 도착한 나는 점심으로 팬케이크를 먹으며 비행기를 기다렸다.

두께가 좀 있어서 시간이 좀 오래 걸렸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맛은 괜찮았다.

일본 공항 팬케이크일본 하늘
하늘이 구름 한 점없이 맑다.

비행기는 웬만하면 창가를 선택한다.

장시간 비행이면 화장실도 가야 되고 하니 복도가 나을 수도 있는데, 국내선이니까.

창가로 하늘을 보고 있으면, 다른 곳으로 떠난다는 게 실감이 나서 매번 설렌다.

일본 하늘일본 하늘일본 하늘
구름이 보기에는 폭신해 보이는데, 실제로는 전혀 다르겠지?

홋카이도 근처에 온 건지 비행기 높이가 낮아지기 시작한다.

산과 땅이 전신에 눈 천지가 돼 있는 것을 보고 내가 지금 홋카이도 근처에 와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일본 하늘일본 하늘일본 하늘

하코다테 공항 바깥 풍경.

부산 출신이기도 하고, 또 도쿄는 눈이 자주 안 내리기 때문에, 눈을 보면 왠지 기분이 좋아진다.

하코다테 공항하코다테 공항

버스를 타고 숙소 근처에 내리려니 버스 기사 아저씨가 짐 챙겼냐고 사투리로 물어본다.

개인적으로는 일본 국내 여행인데 캐리어를 끌고 다니는 것은 불편하기도 하고 자존심 상하기 때문에, 국내 여행 시에는 최소한의 짐을 넣은 배낭 하나만 들고 다닌다.

 

그런데 버스를 내리고 보니, 아까까지만 해도 맑았던 날씨인데 갑자기 엄청나게 눈이 내리고 있다.

이게 홋카이도 날씨...?

하코다테 거리하코다테 거리
이 때 홋카이도 날씨에 대해 알아차렸어야 했다.

숙소 근처에 오니 거의 눈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눈이 내렸다.

체크인하고 야경을 보러 갈 예정이었는데, 이 날씨에 다시 나올 수 있을까 조금 걱정됐다.

하코다테 거리하코다테 거리

막상 체크인하고 짐 정리하고 나오니 또 눈이 그쳐있다. 날씨가 영 변덕스럽다.

이때다 싶어서 숙소 근처의 노면전차를 타고十字街(じゅうじがい)정거장에서 내린다.

여기서 10분 정도 걸어가면 하코다테야마 로프웨이가 있다.

하코다테 거리
이때 시각이 오후 5시 반이다. 겨울인 것도 있고, 홋카이도가 북쪽이라 그런지 유독 해가 짧은 느낌이다.
하코다테 거리하코다테 거리
하코다테 밤거리. 역시나 눈천지다.

눈 때문에 미끄러운 길을 겨우 걸어오니 하코다테야마 로프웨이가 보인다.

그런데 후지산은 후지이라고 읽고, 타카오산도 타카오으로 읽는데, 왜 하코다테야마는 야마라고 읽을까?

 

일본어를 공부하면서 느끼는 건, 결국 이름은 읽는 법을 정해준 사람 마음이라는 거다.

사람 이름도 같은 한자지만 다르게 읽는 경우도 많고, 그 외 지명이나 단어 등, 이렇게 읽나? 싶어서 찾아보면 전혀 다르게 읽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하코다테야마 로프웨이

하코다테야마 로프웨이 산로쿠 역 函館山ロープウェイ山麓駅

・영업시간: (7월 16일부터) 오전 10시~오후 10시

・티켓 가격: 성인 기준 왕복 1500엔/편도 1000엔

 

케이블카에서 보이는 하코다테 야경.

케이블카 내에서 야경이 잘 보이는 자리는 앞쪽 줄에 서 있는 사람들이 다 차지해버리기 때문에 줄 서기 운도 중요하다.

하지만 어차피 전망대에서 본격적인 야경을 볼 거니 케이블카 자리 따위는 사실 별로 상관없다.

케이블카에서도 좋은 자리에서 야경을 보고 싶은 사람은 줄을 설 때, 줄 서는 타이밍을 잘 계산해야 될 것 같다. 

하코다테 야경
케이블카 안. 사람에 가려서 야경이 잘 보이지 않는다.

전망대에 올라가서 본 하코다테 야경.

약간 뿌연 느낌은 있지만 그래도 경치가 나름 선명하게 보인다.

예전에는 하코다테가 일본 3대 야경에 들었다고 하는데, 최근에 발표된 일본 신! 3대 야경에는 들지 못했다.

하코다테 야경

참고로 일본 신! 3대 야경으로 선정된 도시는 다음과 같다.

  • 3위: 나가사키현 나가사키시
  • 2위: 홋카이도 삿포로시
  • 1위: 후쿠오카현 기타큐슈시

일본신!삼대야경
출처: 夜景観光コンベンション・ビューローHP

작년에 삿포로에서 본 야경도 확실히 예쁘긴 했지만 3대 야경으로 선정될 정도인지는 잘 모르겠다.

나머지 2군데는 안 가봐서 뭐라고 말을 할 수가 없고. (다음 여행지로 가면 좋겠다.)

 

어쨌든, 하코다테의 야경을 한 5분 정도 봤을까, 갑자기 아까 숙소 갈 때 내렸던 눈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의 폭설이 내리기 시작한다.

선명한 야경을 본 게 정말 한 순간이라 조금 아쉬움은 들었으나, 조금만 더 늦었으면 흐릿한 야경만 볼 뻔했는데 운이 좋았다는 생각도 같이 들었다.

하코다테 폭설

갈수록 심해지는 눈발에, 결국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가기 위해 줄을 섰다.

아까 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눈 쌓여있다고 좋아했는데, 이건 좀...

하코다테 폭설하코다테 폭설

막상 케이블카를 탈 때가 되니 또 눈이 그쳐 있다. 마치 우리네 인생 같기도 하다.

일본어로는 「それも人生 (그것도 인생)」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일본에서 예기치 못한 상황이나 어이없는 일이 발생했다면, 당황하지 말고 달관한 듯한 표정이나 말투로「それも人生」라고 리액션을 하여 극복을 해보자.

하코다테 야경

하늘만 보면 밤 10시는 넘어 보이지만, 실제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왔을 때의 시각은 고작 오후 6시 반이었다.

아직 숙소에 들어가기에는 이른 시간이라는 생각에, 걸어서 그다음 장소로 향했다. 

 

つづ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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