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의 생활/맛집

【도쿄 맛집/후츄】 쿠레나이 라멘 (紅ラーメン)

고독한 쵸이 2022. 9. 1.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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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주말마다 후츄 역 마트에서 장을 보고는 하는데, 매번 밥을 뭘 먹으면 좋을까? 하고 고민한다.

딱히 당기는 게 없을 때 만만하게 가기 좋은 라멘집이다.

여기는 고기와 야채가 듬뿍 올라간, 쿠레나이 라멘이라는 매운 미소라멘이 주 메뉴이며

더 매운 미소라멘, 안 매운 미소라멘 등을 판다.

 

3년 전 엄빠가 일본에 왔을 때 처음 가려던 식당 입구에 바퀴벌레가 죽어있는 것을 보고 질겁하고 나온 뒤,

구글 후기가 괜찮아서 그냥 들어갔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라멘이 너무 맛있어서

최근에도 2 ~ 3주에 한 번씩 갈 정도로 맛있고 합리적인 가격의 맛집이다.

 

예전에는 가게도 좁고 해서 반드시 줄을 서서 먹어야 하는 인기 맛집이었지만,

최근에 별관이 생긴 이후로는 대부분 줄을 안 서고 금방 먹을 수 있어서 좋다.

지금 구글 지도를 찾아보니, 별관이 평점이 더 안 좋다.

안 가봐서 이유는 모르지만, 일본은 3점대 초반만 돼도 꽤 먹을만하다. (개인적으로 3.8점 이하는 잘 안 가지만)

 

▼본관

 

▼별관

 

딱 하나 단점으로는, 3년 전에는 쿠레나이 라-멘이 820엔이었는데, 최근에는 890엔까지 올라버리고 말았다.

물가가 안 오르기로 유명한 일본도, 결국 물가가 오른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양도 처음 갔을 때는 다 못 먹을 만큼 많았는데, 요즘은 늘 완식 하고 국물도 떠 마실 정도로 양이 줄어버렸다.

(그래도 많다고 하면 많은 양이지만)

 

밑의 사진은 전부 같은 메뉴인 쿠레나이 라-멘에, 토핑 추가도 일절 하지 않았다.

먹을 때는 잘 몰랐는데, 사진을 늘어놓고 비교해보니 생각보다 재료가 많이 줄었다.

 

2020년

도쿄 쿠레나이 라멘
도쿄 쿠레나이 라멘도쿄 쿠레나이 라멘
그나마 고기가 많던 시절

2021년

2020년보다 고기양이 줄어든 것 같은데, 기분 탓일까?

대신 콩나물 양이 조금 늘어난 것 같다. 왜 라멘 값은 올랐는데 재료는 더 허접해진 것일까?

(엄밀히 따지자면, 허접하지는 않다.)

도쿄 쿠레나이 라멘도쿄 쿠레나이 라멘
고기가 반토막이 났다. 고기 물가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가?

 

2022년

뭐지? 국물 높이가 확연하게 낮아졌다. 라멘 값은 890엔에 도달했는데, 왜 또 양은 줄어든 것일까?

코로나가 한창 유행할 때, 영업시간을 단축한 게 타격이 컸었나, 싶기도 하다.

도쿄 쿠레나이 라멘도쿄 쿠레나이 라멘
도쿄 쿠레나이 라멘도쿄 쿠레나이 라멘

 

근데 계속 보다 보니, 거기서 거기인 것 같기도 하고. 뭐가 맞는지 조금 헷갈리기 시작한다.

 

결론

쿠레나이 라멘이 3년간 가격도 많이 오르고, 재료도 약간 줄기는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변하지 않는 매콤하고 푸짐한 맛난 라멘으로 배를 든든하게 채울 수 있는 아주 좋은 가게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앞으로도 가게 문을 닫지 않는 한  + 이사하지 않는 한, 1 ~ 2달에 한 번씩은 가게 될 것 같은 맛집이다.

(원래 한 장소에 오래 못 사는 성격인데, 이 지역도 꽤 오래 살았고 많이 질렸기 때문에, 이사할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그렇게 되면, 여기도 이제 몇 번 오고 나면 안 오게 된다는 건데, 그 점은 조금 아쉽게 느껴진다.)

 

이런 분들에게 추천한다.

  • 현금을 소지하고 있고, 카운터석에 거부감이 없다. (식권 시스템이기 때문에 카드 사용이 안되고, 가게가 좁고 테이블석이 있기는 하지만 앉기가 여간 힘들지 않기 때문에)
  • 매콤한 혹은 매운 음식을 좋아하고, 잘 먹는다. (안 매운 미소라멘도 있지만, 주 메뉴인 쿠레나이 라멘은 조금 맵기 때문에)
  • 3년 전 라멘 가격을 모른다. (비교 대상이 없기 때문에)
  • 후추 역 근처에 왔는데, 먹을 게 마땅치 않다. (쿠레나이 라멘은 실패할 일이 없기 때문에)

등등...

 

이런 분들에게 추천하지 않는다.

  • 꾸준히 쿠레나이 라멘에 들러 옛날 라멘 가격을 알고 있고, 물가 상승에 환멸감을 느낀다. (3년간 70엔이면 꽤 많이 올랐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 위와 마찬가지, 쿠레나이 라멘 단골이라 옛날 라멘 양을 알고 있고, 양이 줄어든 것에 환멸감을 느낀다. (변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너 마저도 양을 줄일 줄은...이라는 감정이 들 수 있기 때문에)
  • 주 메뉴인 쿠레나이 라-멘을 먹고 싶지만, 매운 것을 잘 못 먹는다. (속이 쓰릴 수 있음)
  • 밥을 많이 안 or 못 먹는다. (기본 라멘 양이 많기 때문에 위에 부담이 갈 수 있음)
  • 카운터석을 혐오한다. (인원 수가 적으면 테이블석에 앉을 일이 없다.)
  • 신용카드가 안 되는 가게를 극도로 혐오한다. (일본에는 대부분 카드 사용이 되지만, 아직 카드가 안 되는 가게가 좀 있다. )
  • 국물이 튀면 세탁하기 힘든 옷을 입고 있다. (종이 앞치마는 있지만, 경우에 따라 앞치마로 가려지지 않는 부분도 국물이 튀기 때문에 세탁이 어려우면 굉장히 곤란하다.)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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